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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창을 각 나라에서 일컫는 명칭

📑 목차

    욕창은 전 세계 모든 의료 시스템에서 중요한 관리 대상이며, 각국에서는 이를 서로 다른 명칭으로 부른다. 용어의 차이는 단순한 언어적 차이를 넘어, 해당 국가의 의료 문화와 역사, 간호 체계, 환자 교육 방식까지 반영한다. 이 글은 한국, 미국, 일본,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같은 로망스어권 국가와 중국까지 포함하여 욕창을 각 나라에서 어떻게 명명하는지 총괄적으로 분석한 확장판이다. 나라별 용어 비교를 통해 국제 욕창 관리 기준의 흐름을 이해하고, 국내 의료 현장에서의 적용점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욕창을 각 나라에서 일컫는 명칭

     


    한국 — ‘욕창’과 ‘압박손상’의 병행 사용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욕창(褥瘡)’**이라는 한자어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이부자리 욕(褥)’과 ‘부스럼 창(瘡)’이 결합된 말로, 오랫동안 자리에 눕다 생기는 상처라는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러나 현대 의학에서는 국제 기준을 반영해 ‘압박궤양(Pressure Ulcer)’, **‘압박손상(Pressure Injury)’**이라는 표현을 점점 더 사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NPIAP가 용어를 ‘Pressure Injury’로 공식 변경한 이후 한국 병원과 요양기관에서도 “욕창(압박손상)”과 같이 병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만 환자·보호자·요양보호사가 가장 쉽게 알아듣는 말은 여전히 “욕창”이기 때문에, 한국은 전통 용어와 현대 의학 용어가 공존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 Pressure Injury로 공식 전환된 대표 국가

    미국은 욕창 용어 변화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 국가다. 과거에는 다음 용어들이 널리 쓰였다.

    • Bed sore: 침상 상처
    • Pressure sore: 압박성 상처
    • Pressure ulcer: 압박 궤양

    하지만 sore(상처), ulcer(궤양) 은 모두 피부 표면 중심 용어이기 때문에, 실제 욕창이 근육·힘줄·뼈까지 손상시키는 심각한 조직 손상이라는 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NPUAP(현 NPIAP)는 공식 용어를 **‘Pressure Injury(압박손상)’**로 변경했다. 이 용어는 다음 두 점에서 장점이 크다.

    1. 피부 손상이 생기기 전 단계(비창백성 홍반)도 포함한다.
    2. 궤양 형태가 아니더라도 압박만으로 발생하는 모든 조직 손상을 아울러 표현한다.

    현재 미국 병원·간호대학·전자의무기록(EMR)은 모두 Pressure Injury를 표준 용어로 사용한다.


    일본 — 전통 한자어 ‘褥瘡(じょくそう)’의 강력한 정착력

    일본에서는 욕창을 한국과 동일한 한자 褥瘡(じょくそう, 조쿠소우) 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수십 년간 일본 요양시설과 병원에서 사용된 전통적 표현으로, 환자·보호자가 가장 쉽게 이해한다.

    하지만 학술적으로는 국제 기준을 반영해 Pressure Ulcer 또는 Pressure Injury, 일본식 표현으로 圧迫性皮膚障害(압박성 피부장애) 같은 용어도 병행한다.

    일본이 전통 용어를 강하게 유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초고령사회로 전통 한자 용어가 환자에게 더 친숙
    • 일본 고유의 욕창 평가 체계(Design-R)에서 기존 용어가 깊게 자리 잡음
    • 의료 현장에서 한자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문화

    결과적으로 일본은 국제 기준을 수용하면서도, 현장에서는 전통 표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중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독일 — Dekubitus(데쿠비투스)라는 학술·의료 표준 용어

    독일에서 욕창은 일반적으로 ‘Dekubitus(데쿠비투스)’ 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라틴어 decubitus에서 유래한 의학적 전문 용어이며, 의미 자체가 ‘누워 있어서 생긴 상처’에 해당한다.

    독일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관련 표현은 다음과 같다.

    • Dekubitus: 가장 표준적이고 공식적인 용어
    • Druckgeschwür: 압박 궤양
    • Dekubitalgeschwür: 데쿠비투스 궤양

    특징은 독일 간호 시스템이 매우 체계적이어서, 용어 자체가 전자의무기록, 보험 문서, 환자 평가 도구에서 모두 통일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는 욕창 발생률이 병원 평가의 핵심 지표이기 때문에 명칭 사용도 엄격하게 표준화되어 있다.


    프랑스 — Escarre(에스카르)와 Lésion de pression의 병행 사용

    프랑스에서 욕창을 일컫는 가장 전통적인 용어는 **‘Escarre(에스카르)’**이다.
    이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한 표현이며, 원래는 “딱지, 괴사조직”이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프랑스 의료 문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 Escarre: 일반적·전통적 표현
    • Lésion de pression: 국제 기준을 반영한 ‘압박손상’ 개념

    프랑스 간호협회는 국제학술 기준에 따라 Lésion de pression 사용을 권장하지만,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Escarre가 더 익숙하기 때문에 두 용어가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스페인 — Úlcera por presión(압박 궤양)의 절대적 표준화

    스페인과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욕창을 “Úlcera por presión” 이라고 한다.
    이 표현은 말 그대로 ‘압박으로 인한 궤양’이며, 국제 기준 Pressure Ulcer를 스페인식으로 정확히 번역한 용어다.

    특징:

    • 스페인·멕시코·아르헨티나 등 스페인어권 전체에서 통일 사용
    • 학술 논문, 병원 지침, 보험 문서 모두 동일
    • 환자 교육에서도 가장 일관된 용어

    일부 지방에서는 “llagas(상처)”를 쓰기도 하나 의료 용어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 Piaga da decubito와 Lesione da pressione의 공존

    이탈리아에서 욕창은 전통적으로 **“Piaga da decubito(데쿠비투스 상처)”**라고 불려왔다.
    이는 독일의 Dekubitus와 동일한 라틴어 어원을 가진 표현이다.

    그러나 최신 의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공식 용어로 사용한다.

    • Lesione da pressione(압박 손상)

    이탈리아 간호학계는 국제 지침(NPIAP/EPUAP)을 따라 Lesione da pressione 사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고령층이 많은 의료 현장에서는 Piaga라는 말이 여전히 널리 쓰인다.


    중국 — 褥疮(루창)과 压疮(야창)의 이중 구조

    중국에서는 욕창을 **褥疮(루창)**이라고 부르는 전통 표현이 매우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한국어 ‘욕창’, 일본어 ‘褥瘡’과 같은 한자 문화권 전통 용어다.

    그러나 중국 국가 의료 지침은 국제 기준을 반영해 **压疮(야창)**을 공식 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 褥疮: 환자·보호자·요양시설에서 가장 널리 쓰임
    • 压疮: 의학 교과서·간호 지침·공식 문서에서 사용

    중국은 의료 시스템이 빠르게 현대화되면서 용어 전환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통 용어가 강해서 당분간 두 용어가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욕창 명칭이 가진 의료적 의미

    욕창 용어는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각 국가의 의료 문화와 시스템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1) 예방 중심 개념으로 변화하는 흐름

    미국 Pressure Injury → 프랑스 Lésion de pression → 중국 压疮
    전 세계가 ‘손상(injury)’ 개념을 포함시켜 조기 예방 중심으로 용어를 바꾸는 중이다.

    2) 전통 용어가 오래 유지되는 곳은 고령 사회

    한국, 일본, 중국은 전통 한자 용어가 환자에게 너무 익숙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3) 학술 표준화가 잘 된 국가는 용어 통일도가 높음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는 의료 문서에서 용어가 매우 정형적이다.


    결론 — 욕창 명칭은 의료 시스템의 문화적 흔적이다

    욕창은 전 세계 공통 의료문제이지만 각국은 자신의 언어·문화·의료 체계에 따라 다양한 명칭을 발전시켜 왔다.
    한국의 욕창, 미국의 Pressure Injury, 일본의 褥瘡, 독일의 Dekubitus, 프랑스의 Escarre, 스페인의 Úlcera por presión, 중국의 褥疮·压疮 등은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각국의 의료 철학과 현실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국제적으로는 ‘손상(Injury)’ 개념을 확대한 예방 중심 명칭으로 방향이 통일되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을 참고하여 환자 중심의 교육과 정책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욕창 명칭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용어 공부가 아니라, 글로벌 상처 관리 기준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