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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창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장기간의 돌봄과 치료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많은 이들이 비싼 연고나 의료기구에 의존하지만, 실제로는 기본 관리가 더 큰 효과를 보인다.
이 글에서는 욕창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현실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다룬다.

욕창 치료,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가
욕창은 장시간 같은 자세로 누워 있는 환자에게 피부와 피하조직이 손상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병의 진행 속도는 빠르고, 치료 기간은 길며, 단계가 높아질수록 치료비가 폭증한다. 병원에서는 욕창의 정도를 1기에서 4기로 구분하는데, 3기부터는 조직이 깊이 괴사하기 시작하고, 4기에서는 근육과 뼈까지 손상된다. 이런 상태가 되면 단순한 상처 치료가 아니라 수술과 입원이 필요하고, 의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KBS 다큐멘터리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2023)**에서는 실제 환자 가족의 사례를 통해 욕창 연고 하나가 비급여 품목이라 25만 원에 이른다고 언급했다. 이런 고가의 연고를 한 달간 여러 개 사용하면 약값만 수백만 원이 된다. 그러나 고통스럽게도,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도 상처가 반드시 낫는 것은 아니다. 욕창은 단순히 약으로 치유되는 병이 아니라, **“시간과 손으로 돌보는 병”**이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비싼 의약품보다 체위 변경, 상처 세정, 청결 유지 같은 기본적인 간병이 더 큰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인력 부족과 가족의 피로 누적으로 인해 이 기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결국 더 큰 병원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욕창이 비싼 병이라는 인식은, 사실상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결과다.
욕창 치료 비급여 항목의 함정과 의료비 부담의 실체
욕창 치료에서 가장 부담이 큰 부분은 비급여 항목이다. 대부분의 욕창 관련 연고, 거즈, 방수패드, 욕창 방지 매트리스 등이 보험이 적용되지 않거나 일부만 지원된다. 요양병원이나 가정간호를 받는 경우에도 환자 가족이 직접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이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는 가정은 치료를 중단하거나, 저가 제품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의료 시스템이 ‘치료 중심’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욕창은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중요’한 질환인데, 예방을 위한 관리비용은 보상받기 어렵다. 예를 들어, 욕창 방지 매트리스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가격이 다양하지만, 이 제품을 구입해도 의료보험 지원이 거의 없다. 결국 초기 예방 장비에 돈을 아끼면 나중에 더 많은 병원비가 든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여기에 더해, 욕창이 악화되면 감염과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간병비가 크게 증가한다. 하루 간병비가 10만 원이라 가정하면 한 달에 300만 원, 6개월이면 1,800만 원이 든다. 많은 가족이 결국 병원비와 간병비를 감당하지 못해 환자를 조기 퇴원시키거나, 가정에서 돌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의료 지원의 손길이 끊기고, 욕창은 다시 악화된다. 이것이 바로 “욕창은 돈이 있어도 낫기 어렵고, 돈이 없으면 더 깊어진다”는 현실의 이유다.
욕창 치료 비용을 줄이는 핵심은 ‘비싼 약’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욕창 치료에서 가장 오해받는 부분이 바로 **“비싼 약을 써야 낫는다”**는 믿음이다. 실제로는 의학적으로 비싼 약이 반드시 치료 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욕창의 핵심은 피부의 압력 완화와 상처의 습윤 환경 유지이다. 이런 원리를 이해하면 비싼 연고 대신, 훨씬 저렴한 방법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가 비닐랩 치료법이다. 의료진이 정식으로 권장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간병 현장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상처를 깨끗이 소독한 뒤 얇게 습윤제를 바르고, 위에 비닐랩을 덮어두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상처가 과도하게 마르지 않아 새살이 차오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많은 보호자들이 “고가 연고보다 이 방법이 효과적이었다”고 증언한다.
또한 하루 2시간마다 체위를 바꾸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체중이 지속적으로 한 부위에만 쏠리면 피부 혈류가 차단되어 욕창이 깊어진다.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면 가족이나 간병인이 주기적으로 체위를 바꿔주고, 쿠션이나 수건을 이용해 압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여기에 깨끗한 환경 유지, 식이조절(단백질과 수분 섭취 강화)까지 병행하면, 치료 속도는 약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
즉, 욕창은 고가 치료보다 꾸준한 기본 관리가 비용 절감의 핵심이다. 꾸준한 관찰과 청결, 체위 관리만으로도 상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수백만 원의 의료비를 절약하게 만든다.
욕창 치료 예방 장비의 현명한 선택과 비용 절감 전략
욕창 방지 매트리스나 쿠션 같은 장비는 필수지만, 무조건 비싼 제품이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체중 분산 성능과 환자의 상태에 맞는 사용이다. 예를 들어 공기 순환형 매트리스는 압력 분산 효과가 뛰어나지만, 유지 관리가 까다롭고 가격도 비싸다. 반면 폼 타입 매트리스나 젤 쿠션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충분한 효과를 보인다. 환자가 장시간 누워 있어야 하는 경우, 부분 압력 완화 도구를 여러 개 병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또한 지역 복지센터나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기 대여 서비스를 활용하면 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욕창 방지용 매트리스, 휠체어, 방수 시트 등을 일정 기간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대여해 준다. 이런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매달 10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욕창 예방을 위한 장비를 구입할 때는 ‘의료기기 인증 여부’도 꼭 확인해야 한다. 비인증 제품은 재질이 딱딱하거나 통기성이 떨어져 오히려 욕창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면, 인증 제품은 내구성과 압력 분산 기능이 검증되어 있다. 값비싼 브랜드보다, 인증된 실속형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인 전략이다.
간병 시스템과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
욕창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경제적 부담은 단순한 치료비 이상이다. 간병인은 하루 대부분을 환자 곁에서 보내야 하고, 수면 부족과 육체적 피로로 인해 장기적으로 버티기 어렵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공공 간병 지원 제도의 확대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가정간호 서비스’나 ‘돌봄 지원 바우처’는 도움이 되지만, 여전히 대상이 제한적이다.
장기요양보험에서도 욕창 환자에 대한 관리 항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방 중심의 요양등급 평가, 상처 관리 전문인력 파견 등이 제도화된다면, 환자와 가족이 감당해야 할 비용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한 병원과 지역 복지기관 간의 연계가 강화되어야, 퇴원 후 관리 공백이 줄어든다. 욕창은 퇴원 이후 관리가 생명인데, 이 부분이 지금 가장 취약하다.
즉, 욕창 비용 절감의 진짜 해답은 개인의 절약이 아니라 제도의 개선이다. 국가 차원에서 간병 지원과 의료비 보조를 강화해야만, 욕창 환자 가족이 겪는 경제적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욕창 치료에는 돈보다 손과 시간이 중요
욕창은 결코 부자의 병도, 가난한 자의 병도 아니다. 그저 오래 누워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다. 문제는 이 질병이 “돈이 있어야 관리되는 병”처럼 되어버린 현실이다. 그러나 정작 욕창을 막는 힘은 비싼 약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사람의 손, 꾸준한 관심,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에서 나온다.
깜짝새 99님처럼 직접 간병하며 수많은 시도를 해본 사람들의 경험은, 화려한 의학 기술보다 훨씬 더 진실된 지혜다. 비닐랩 치료처럼 단순하지만 실질적인 방법이 그 어떤 고가의 연고보다 낫다는 건, 결국 돌봄의 본질이 “비용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걸 보여준다.
욕창 비용을 줄이는 길은 의외로 단순하다. 비싼 치료보다 꾸준한 관리, 제도보다 사람의 손길이 먼저다. 그리고 이 현실을 사회가 이해하고 제도로 보완할 때, 욕창은 더 이상 돈이 드는 질병이 아니라, 돌봄으로 이겨낼 수 있는 질병이 될 것이다.